"영감, 보고 싶었어"…백신이 만들어낸 '접촉 면회'

  • 3년 전
"영감, 보고 싶었어"…백신이 만들어낸 '접촉 면회'

[앵커]

오늘(1일)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겐 1년 넘게 막혔던 요양병원의 접촉 면회가 허용됐습니다.

가족들 모두 손을 어루만지고 주무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모습이었는데요.

반가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나경렬 기자입니다.

[기자]

면회실로 들어온 아내의 얼굴에 웃음꽃이 핍니다.

얼마 만에 잡아보는 손인지,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이런 아내를 괜찮다는 말로 위로해봅니다.

"울지 말어 괜찮어, 괜찮어."

지난달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김창일 할아버지는 이렇게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내의 손을 1년 3개월여 만에 처음 잡았습니다.

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할아버지는 연신 아내의 다리를 주무릅니다.

"좀 주물러주니까 낫지? 주무르니깐 떠는 게 안 떨려서 좋네."

야속한 시간은 금세 흘러가고, 할아버지는 다음을 기약합니다.

"다음에는 이제 애들하고 와도 된대. 다음에. 애들 데리고 올게. 다음 주에."

백신 접종으로 온기를 나눈 노부부는 또 있습니다.

어렵게 만나도 투명 칸막이에 막혀 손도 잡아보지 못했다 모처럼 체온을 나눌 수 있게 된 노부부는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손이 왜 이렇게 차디차?"

작년 추석 이후 만나지 못했다는 노부부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고 싶었다는 진심을 얘기합니다.

"잘 있었냐고~ 잘 있지, 영감 보고 싶어서 그냥 죽겄어. 보고 싶고 궁금하고."

요양병원과 시설 입소자나 면회객 중 한쪽만 백신 접종을 마쳐도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

이들은 백신이 일상 회복을 앞당기고 있음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사를 맞아야 가족들, 여러 사람을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는 걸로 생각을…"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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