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게 혼쭐 난 '조선구마사'…사상 초유 '방송 퇴출'

  • 3년 전
◀ 앵커 ▶

중국풍 설정과 역사왜곡으로 논란을 일으킨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결국 폐지됐습니다.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 설정을 중국식으로 묘사하고 또, 세종대왕과 여러 인물들을 모욕했다는 논란이 일었는데요.

비판이 거세지면서 광고가 잇따라 해지됐고 제작 지원도 줄줄이 철회됐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살아있는 시체와 싸우는 내용을 담은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서양의 구마 사제에게 월병과 피단 등 중국 음식을 대접하고, 무녀는 중국풍의 의상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태종이 환각 때문에 백성을 도륙한다는 내용, 그리고 양녕,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역사적 사실과는 동떨어졌습니다.

시청자들은 문화적 상상력의 범주를 벗어난 역사왜곡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중국이 한국 문화를 자국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문화 동북공정'식의 드라마가 아니냐는 의혹으로까지 확산됐습니다.

'조선구마사'의 작가가 직전 드라마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희화화했고 더 나아가 한중합작기업과 집필계약을 맺었다는 겁니다.

## 광고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중국에선 최근 한복도 자신의 것이다, 김치도 자신의 것이다, 이런 새로운 문화공정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가 왜곡된 부분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진다면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시청자들은 방영 중지를 국민청원하고 '조선구마사'에 광고한 업체들의 목록을 공유하며 광고주를 직접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결국 광고주들은 잇따라 광고를 철회했고 SBS도 조선구마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최근에 나온 (중국 문화공정) 콘텐츠들이 좀 누적이 되면서 지금 이번 사태에서 확 터진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SBS는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했고, 제작사는 8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황이지만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구마사 폐지는 시청자가 드라마를 퇴출시킨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디지털 시대 시청자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됐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이화영)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