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풍향계]'전부 사기' 트레버 밀턴…'속빈 강정' 일론 머스크

  • 4년 전
[CEO 풍향계]'전부 사기' 트레버 밀턴…'속빈 강정' 일론 머스크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항계' 시간입니다.

이번주는 전세계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수소차 '니콜라'의 트레버 밀턴과 전기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해외 CEO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모든 게 사기였다.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에 쏟아지고 있는 시선인데요.

창업자는 트레버 밀턴입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설립자 네이선 앤더슨의 67쪽 짜리 보고서가 화근이었죠.

수소트럭 니콜라원의 주행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언덕 꼭대기까지 견인한 뒤 굴려 촬영했다고 폭로했죠.

심지어 디자인을 사왔다는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트레버 밀턴은 "니콜라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가 주가 폭락을 노려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본인 스스로 열흘만에 CEO에서 물러났습니다.

차를 만들지도 않았는데,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가가 80달러까지 뛰며 한때 시가총액이 포드 자동차를 넘어서기까지 했습니다.

GM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국내에서는 한화가 일찌감치 투자에 나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대폭락 사태를 겪었고, 진짜 수소트럭을 만들어 수출한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앞으로도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하니 궁금해집니다.

배터리 데이 한방은 없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발표를 전 세계 배터리업계가 긴장하며 지켜봤지만, 빈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입니다.

획기적인 신기술 공개는 없었고, 값싸고 오래가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원론적인 방향만 제시하는 선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행사를 예의주시하던 국내 완성차업체, 배터리업계는 안도했습니다.

2022년부터 반값 배터리라고 불리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내놓고 코발트 대신 니켈을 함량을 높여 차값을 기존대비 절반정도로 낮추겠다는 건데요.

한 달 내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 레벨 5 수준의 '베타 버전'을 공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또다시 희망고문을 한 것인데요.

원가 절감에 나선 배터리 업체들로서는 테슬라의 이번 발표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중국 CATL과의 협업 발표가 없었다는 점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반응이 나오게 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모델3를 3만5천달러에 내놓기로 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시간끌기였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다만 가격경쟁이라는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못따라오는 업체는 도태될 수 있다는 자극을 주는 매기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 GPU 업체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인수하면서 반도체 공룡 기업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GPU와 중앙연산처리 장치인 CPU 설계 기술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해지게 된 겁니다.

ARM 매각 금액은 47조원으로, 반도체 역사상 최대금액입니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GPU 분야의 선두업체이고, AI에 최적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설계하는 미국 팹리스회사입니다.

AI와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올해 2분기에는 시총에서 인텔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하기로 했습니다.

ARM은 전세계 스마트폰 90%에 적용되는 AP를 설계하는 영국 회사로,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 로열티를 받는 팹리스의 팹리스로 통합니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의 AI와 그래픽 기술이 ARM의 생태계와 결합해서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 중국에도 법인을 두고 있는 ARM이 중국 정부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전세계 반도체 1위인 인텔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신기술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밥 스완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다른 기업의 공정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고, 그런 비상계획을 세울 정도까지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52년간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해 온 인텔이 제조를 포기하고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에 생산을 넘기겠다는 얘기입니다.

밥 스완은 삼성전자와 TSMC가 생산중인 7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올해 연말까지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시인했습니다.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무어의 법칙' 창시자 창업자 고든 무어가 들으면 기가 막힐 얘기죠.

컴퓨터의 노트북의 전성시대가 가고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의 등장이후 스마트폰에 대비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반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그동안 PC CPU에서 힘을 못쓰던 퀄컴과 삼성전자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 마저 맥북에 인텔 CPU가 아닌 자제 칩을 넣겠다고 하고 있죠.

자율주행 부문에서 왕좌의 귀환을 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반도체 1위의 자리를 빼앗은 엔비디아의 보폭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인텔의 권토중래가 가능할지, 결국 그것도 밥 스완의 수완에 달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향방문을 자제하고 집에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추석이후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입니다.

경제와 산업이 살려면 무엇보다 방역이 최우선이겠죠.

이번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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