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인권침해 조사…선수들 “모아놓으면 누가 신고하나”

  • 4년 전


대구시는 왜 몰랐을까요?

얼마전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구시도 인권침해 전수조사를 벌였지만 신고된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선수들은 조사가 형식적이어서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반박합니다.

계속해서 강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시가 내놓은 선수 인권침해 조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대구시 산하 22개팀 선수 163명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폭행이나 성희롱,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돼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밝힌 실상은 다릅니다.

조사가 형식적이어서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대구시청팀 선수]
"다 같이 모여서 설문조사를. (한 자리만 띄워서.) 누가 늦게 쓰고 하면 의심하고 할텐데…."

[대구시청팀 선수]
"그냥 몇 분 뒤 바로 쓰고 나갔어요. (5분.) 5분 딱."

조사에 앞서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놓고 한 말도 부담이 됐습니다.

[대구시청팀 선수]
"팀 해체가 되면 전국체전도 못 나가고 이 팀은, 전국 핸드볼은 다 해체가 된다(고 들었어요.)"

반면 대구시는 선수들의 익명성을 최대한 보장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한 명 한 명 별도로 자리를 좀 떨어져서…그렇게 다, 옆의 사람들이 못 보게 하고 인적사항을 드러내는 그런 내용은 다 빼고."

전문가들은 사고가 터질때마다 뒷북식으로 진행하는 실태조사의 무용론을 제기합니다.

[정용철 /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실태조사를) 연맹에서도 하고 지자체에서도 하는데 실제로 지금 이런 큰 사건이 터지고 돌아가는 실태조사는 입막음용이에요."

독립 조사기구를 통한 조사 등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건영
영상편집: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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