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5억 달러’ 박지원 서명했나

■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50~19:20)
■ 방송일 : 2020년 7월 27일 (월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장예찬 시사평론가, 김태현 변호사, 김관옥 계명대 교수

[김종석 앵커]
무려 9명이나 낙마시키면서 청문회 저격수로 활약했던 박지원 전 의원이 오늘은 국정원장 후보자로 국회 검증대에 섰습니다. 장예찬 평론가님, 오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땠고, 사실 입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박지원 의원이 박지원 의원이 아닌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장예찬 시사평론가]
사실 그동안 박지원 의원이 청문위원으로 낙마시킨 국무위원만 9명에 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 여당 입장에서는 박지원 의원을 저격수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정작 본인이 청문회에서 검증을 받는 건 처음입니다. 보통은 국무위원 후보들이 검증대에 서면 자세를 낮추면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송구하게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으로 봤던 풍경입니다. 하지만 박지원 후보자 같은 경우 전혀 긴장하거나 위축되는 기색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본인과 관련된 여러 의혹 중 학력위조 의혹이 나왔을 때는 언성이 높아지면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과거 합의서를 들고 나오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두 가지 장면이 오늘 청문회에서 박지원 후보자의 심기가 약간이나마 흐트러진 결정적 장면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김종석]
그 결정적 장면 중 하나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오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박지원 후보자에게 대북 송금 5억 달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 “2000년 6월부터 3년 동안 25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경제협력 차관을 사회간접부분에 제공한다”, 박지원. 대북 송금 의혹인데요. 이 자체가 비밀 합의서라는 게 주호영 원내대표의 주장이거든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당시에 6.15 남북공동선언 이전에 4월 8일, 싱가포르 쪽에서 송호경 위원장과 특사로 만나서 합의문을 작성합니다. 기존에 공개된 합의문은 남북 합의서라고 해서, 정상회담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서는 박지원 후보자가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경제협력에 관한 합의서’라고 별도의 합의서가 있는 건데요. 여기 내용을 보면 25억 달러 정도 규모로 북한테 투자하고 거기에 별도로 5억 달러 정도를 준다는 내용이거든요. 지금 박지원 후보자는 이걸 처음 본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보시면 원래 남북 합의서 문건과 비밀 합의서 서명이 똑같습니다. 저는 이 문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김종석]
야당에서는 전형적인 당시 대북 퍼주기 아니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비밀 합의서를 들고 나온 건데요. 김관옥 교수님, “저나 김대중 정부를 모함하기 위해 (문건과 사인을) 위조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합니다. 이 진위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습니까?

[김관옥 계명대 교수]
5억 달러만 해도 6천억 원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나온 건 25억 달러입니다.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상 본인은 부인하고 있는 거죠. 5억 달러에서도 정부 돈은 1달러도 안 들어갔다는 게 박지원 후보자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문건이 노무현 정부 때 등장했었어야 해요. 이것이 2020년 이 상황에서 다시 등장했다? 진위 여부를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이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걸 확인한 다음에 이 문건을 가지고 나왔어야지, 이게 정부 문건인지 사실이 아닌지 확인이 안 되는 상태에서 들고 나온 건 문제다.

[김종석]
그런데 이게 비밀 합의서니까 어느 정도까지 야당의 원내대표가 확인하는 것도 좀 관계가 있지는 않을까요?

[김관옥]
비밀문건이건 뭐건 사인을 했다? 그러면 본인의 부분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면밀히 조사한 후에 나와야지, 이것 자체로 굉장히 어마어마한 파장이 있을 수 있는 거거든요. 그것이 얼마나 신중하지 못한 점인가를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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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호현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