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키워드] 남북철도

  • 4년 전
[한반도 키워드] 남북철도

정부가 남북철도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습니다.

2년 전 판문점 선언 당시 약속한 남북 철도 연결 구간 가운데, 남측 구간을 먼저 잇겠다는 건데요.

오늘의 , '남북철도'입니다.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제진역은 북한으로 가는 남측의 마지막 기차역입니다.

제진역에서 10여 킬로미터를 가면 북한의 최남단역인 감호역이, 다시 약 15킬로미터를 가면 금강산역이 나오는데요.

남북정상회담 2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 바로 이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우선 남북이 마주하고 있는 접경지역에서부터 평화경제의 꽃을 활짝 피우고자 합니다. 그 첫걸음이 바로 동해북부선의 건설입니다."

동해북부선은 제진역과 강릉을 잇는 110.9킬로미터 구간의 종단철도를 말합니다.

1967년 노선이 폐지됐는데 정부가 53년 만에 복원하기로 한 겁니다.

앞서 정부는 동해북부선 건설을 남북 교류 협력 사업으로 인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는데요.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구간이 완공되면 부산에서 출발해 강릉을 지나 북한까지 이어지고, 이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북측의 호응만 있다면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중 하나인 '환동해 경제권'이 완성될 수 있는 겁니다.

기념식이 열린 제진역에서는 강릉역에서 베를린까지 가는 명예 승차권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남과 북은 2년 전,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후 우리 측 철도 조사단이 철로 조사를 위해 북한에 다녀오는 등 남북철도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습니다.

공동조사를 마친 남북은 2018년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을 열기도 했는데요.

한반도를 넘어 대륙으로 뻗어나갈 새 경제동맥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시 남과 북 모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아시안 하이웨이를 통해 운송기간을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해…"

"평화·번영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북남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을 선포하는…"

하지만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북한은 남측이 미국 눈치를 보고 대북제재에 동조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고, 이후 남북 교류의 문이 닫혔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1년 넘게 중단된 남북철도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겁니다.

남측 철도 구간을 먼저 실행에 옮겨 남북대화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입니다.

"남북 간 철도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습니다.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입니다.

코로나19 대응에 여념이 없는데다 미국과 관계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측과의 교류 확대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대북제재로 사실상 협력 불가능한 사업이 많아 북한이 남북교류에 미온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미국의 속내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최근 언급했는데요.

한국의 자재나 장비가 북측에 들어가는 것에 미국의 동의를 얻을 수 있냐는 물음에는 "협상 단계마다 상황이 달라진다"고 밝혔습니다.

사업 단계에 따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남북관계 등을 조율하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앞두고도, 남북협력 사업을 하는 데 대북제재의 틀 속에서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북미대화 관련한 것, 또 남북협력 사업 관련한 모든 것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과연 남북철도 사업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오늘은 '남북철도'였습니다.

[한반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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