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작전 방불케한 사기범 ‘압송’…방역복 입고 진행

  • 4년 전


코로나 19로 하늘길이 막혀도, 범죄자의 도피는 끝까지 쫒았습니다.

13년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한 범죄 조직 두목이 태국에서 압송됐는데, 송환 과정이 군사 작전을 방불케합니다.

장하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색 방역복을 입고 고글을 쓴 경찰관들이 공항에 도착한 태국발 비행기에 올라 남성 한 명을 데리고 나옵니다.

곧바로 이 50대 남성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체포 절차에 들어갑니다.

[현장음]
"체포영장에 의해서 본인 체포하겠습니다. 죄명은 사기 등…"

인천공항에서 체포한 남성을 태운 승합차는 경찰서가 아닌 의정부에 있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향합니다.

[선별진료소 직원(지난 14일)]
"네네. (검사 결과) 하루 정도 걸려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 씨와 경찰관 사이에 가림막을 두고 진술을 받습니다.

체포된 남성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의 우두머리 56살 이모 씨.

태국 등 해외에서 장기간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13년 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겁니다.

[김선겸 /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접촉하는 경찰관이라든지, 유치인들의 재감염 우려 때문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서 수사 진행을…"

태국에선 코로나19가 유행 중이라 유치장에서도 다른 수감자들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머무르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씨 일당이 가짜 주식투자 사이트도 만들어 430억여 원을 챙긴 걸로 보고 이 가운데 111억 원을 몰수했습니다.

[장하얀 기자]
"경찰은 이 씨가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5천만 원 넘는 현금도 압수했습니다."

이 씨는 해외 도피 중에도 20억 원이 넘는 고급 빌라에 살며 호화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일당 31명을 검거해 이 씨 등 9명을 구속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jwhite@donga.com

영상취재: 정기섭
영상편집: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