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성탄절에 강력한 태풍이…필리핀 피해 속출

  • 5년 전
하필 성탄절에 강력한 태풍이…필리핀 피해 속출

[앵커]

국교가 가톨릭으로 대다수가 천주교 신자인 필리핀인들은 9월부터 일찌감치 트리를 설치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데요.

하필 크리스마스에 강력한 태풍이 상륙하면서 주민들이 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전체가 강처럼 변해 '물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다리마저 물에 잠겨 승용차가 아슬아슬하게 통과합니다.

수많은 가옥이 파손됐고 깔려죽은 가축의 모습도 보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필리핀에 상륙한 29호 태풍 판폰이 중북부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순간 최대 풍속 시속 195㎞에 달하는 비바람을 동반하면서 사망자가 두자릿수로 늘었습니다.

산사태와 농경지 침수, 정전 등 피해도 잇따랐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거나 항구에 발이 묶였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 보라카이 섬에서도 수많은 건물이 파손됐고 전기와 통신이 끊겼습니다.

성탄절 당일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태풍의 영향으로 장시간 비행기에 갇히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중부 칼리보 공항으로 향하던 팬퍼시픽항공 여객기는 태풍을 피해 북부 클락공항으로 회항했는데, 승객들은 공항 측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걸 허용하지 않아 7시간 동안 음식물도 제공받지 못한 채 기내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필리핀 기상당국은 토요일 오전이 돼야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매년 수많은 태풍이 지나가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풍이 상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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