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로 공항검색대 뚫어"…기막힌 불법 송금

130여억 원 상당의 달러를 과자 봉지에 숨겨 해외로 빼돌린 40대 필리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필리핀인 M(40)씨 등을 2명을 구속하고, G(3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M 씨 등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이태원의 한 환전소에서 130여억 원 상당을 달러로 바꾼 뒤 초코파이 봉지에 넣어 몰래 필리핀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 노동자들이 돈을 보내달라고 하면 초코파이 한 봉지 당 100달러짜리 지폐 3~5장을 밀봉해 본국으로 몰래 빼돌렸다.

은박지 재질로 포장된 물품이 공항 검색대에서 별도로 걸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에 돈을 맡긴 이들은 대부분 불법으로 체류 중이어서 신분 노출을 꺼리는 필리핀 노동자들이었다.

지난 1996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M 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을 숨기기 위해 외모가 비슷한 다른 필리핀인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달아난 외화 운반책들의 행방을 쫒는 한편, 다른 외화 밀반출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