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이 간다]위험한 ‘루프탑 카페’…뻥 뚫린 난간 ‘안전 뒷전’

  • 5년 전


선선한 요즘 같은 날씨엔 야외를 즐기는 루프탑 카페 많이 갑니다.

도심 건물 옥상에 많은데, 추락 위험도 있고, 주택가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물 옥상에서 탁 트인 경관을 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일명
'루프탑' 카페와 음식점이 요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루프탑들의 대부분이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루프탑 시설의 관리 실태를 점검해보았습니다.

옥상의 탁 트인 공간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탑. 청명한 날씨까지 더해져 이용객들로 붐빕니다.


날씨도 좋은데 바람도 쐬고 분위기도 좋잖아요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가요

SNS에서도 루프탑에서 찍은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루프탑 영업 시설 대부분은 불법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명동, 남대문 같은 관광특구가 있는 중구 단 한 곳만이 루프탑 영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해서 영업시설에 대한 허가 그 예외 조항을 넣어가지고 하면 허용이 되는 거고요. 조례에서 정해 제정이 안 되고 하면 허용이 안 되는 거죠.

영업 자체가 법망을 벗어나 있다 보니 옥상 안전 설비는 모두 제각각입니다.


흔들려요.

일명 인생샷 촬영 장소로 유명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라는 한 카페인데요

그런데, 난간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모습이 언뜻 보기에도 아슬아슬해보입니다.


삐거덕 거리는데? 떨어질 것 같아 무서워

추락 위험이 있으니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난간 바로 옆에 있지만, 사람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난간에 올라가는 것을 제지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루프탑 공간에서 (사진을) 찍으실 때 올라가서 찍으시면 안 되는데. 저희가 일일이 확인은 안 돼서..

또 다른 루프탑 카페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은 뻥 뚫린 철제 난간만이 둘러져있는데요. 사진을 찍기 위해 서슴없이 난간 위에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난간 아래 콘크리트 벽은 이미 균열이 시작됐고, 자칫 추락 사고도 우려됩니다.


난간 (사이가) 넓게 설치돼있던데 안 위험해요?


그렇게 위험하진 않아요

아이들은 조금 위험한데 어른들은 키도 있고 하니까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카페.


너무 가파르다

폭이 좁고 가파른 계단을 간신히 오르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요.

오래된 건물 옥상을 영업장소로 사용하는 이곳은 아예 난간이 없이 벽 위에 한 뼘 정도 너비의 철판을 달아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거야?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커피 잔이 심하게 흔들립니다.


어우, 떨어질 뻔 했어

식기가 떨어지면 건물 아래 보행자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난간의 높이가 제 무릎까지도 안 와서 상당히 아찔합니다.

지금 (난간 살) 간격이 100센티미터가 넘습니다

주택건설기준 규정에 따르면 옥상 난간 높이는 120센티미터 이상, 난간 살 사이 간격은 10센티미터 이하가 되어야 합니다.

루프탑 영업시설의 난간 높이를 재보았는데요.


99센티미터

30센티미터

취재진이 확인한 곳 중 옥상 난간 기준을 지키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허가 되지 않은 루프탑 영업시설로 생기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주거용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 루프탑 영업 시설 바로 옆에 가정집 창문이 붙어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저희가 먼저 있었고, (바로 옆에) 건물이 올라가서 카페가 됐는데 사실 (카페에서 집 내부가)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블라인드를 치거나 그러죠 아무래도.

건너편에서 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치. 하루 종일 커튼을 치고 지내야 합니다.

다른 루프탑 밀집 지역도 마찬가지. 밤이 되면 불빛과 소음으로 고통은 배가 됩니다.


토요일 같은 경우는 엄청 시끄럽고.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하니까 사람들 불러서 노래하기도 하고 뭐 많이 해.

늘어만 가는 도심 루프탑 영업 시설. 이용객의 안전불감증과 관리 소홀이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철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