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베꼈습니다 놀러오세요

  • 5년 전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관광객 모시기 경쟁에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큰돈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럼 놀러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볼거리도, 갈 곳도 많아진다는 건데요.

과연 그럴까요?

[사례1] 충남 예산 출렁다리

이곳은 지난 4월에 개통된 예당호 출렁다립니다.

보시는 것처럼 주말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관광객 인터뷰]
"여기 너무 길고. 너무 사람 많아서 좋습니다."
("여기 얼마나 긴지 알아요?")
"사백? 402미터."
("도움을 많이 받으시는 스타일이시구나.")
"네."

하지만 이곳이 개통되면서 울상인 곳도 있습니다.

[사례2] 충남 청양 출렁다리

예당호에서 30km 떨어진 천장호 출렁다리입니다.

10년 전 개통 당시에는 이 다리가 가장 길어서 관광객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다소 한산한 모습입니다.

[관광객 인터뷰]
"또 이렇게 많이 생기면 식상하지 않을까 그런 염려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여기도 출렁? 저기도 출렁?")
"네, 그렇죠."

인근 도시에 다른 출렁다리들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수는 지난 4년간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상인 인터뷰]
"거기(예당호 출렁다리) 개통하고 난 다음부터는 서서히 줄기 시작해서. 지금은 40~50% 수준? 예전보다. 평일날은 아예 그냥 놀러 나온다고 생각하면 돼요. 가게니까 문을 열어야 되니까 여는 거지."

[사례3] 논산 출렁다리 공사현장

이 와중에 천장호에서 40km 떨어진 이곳 논산에 출렁다리가 또 생긴다고 합니다.

지금 저 건너편에서 여기까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논산시청 인터뷰]
"예산 것을 똑같이 따라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건 아니고요. 충남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관광객이 수요가 늘어나는 거니까."

[사례4] 통영

한 번 타보겠습니다.

이게 오랜만에 타는 거라 긴장되는데요.

[탑승객 인터뷰]
"등산하는 게 아니라 케이블카로 올라가니까 굉장히."
("날로 먹는 느낌?")
"날로 먹는 느낌도 있죠. 충분히, 그것도 굉장히 편했어요."

이곳은 케이블카 안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통영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좋은데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지난해부터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합니다.

[사례5] 사천

인근 도시인 바로 이곳 사천에 지난해 이 해상 케이블카가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관광객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통영은 어떤 대책을 내놨을까요?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안이 저곳 강구안 인근에 1,000억여 원을 들여 케이블카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겁니다.

새로운 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하는 통영 지역구의 정점식 의원은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만 밝혀왔습니다.

[팩트맨1]

지자체가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유행처럼 돼버린 흔들다리, 10년 사이 전국에 벌써 50개 넘게 생겼습니다.

10년 전 200미터짜리 다리가 지어진 뒤로 갈수록 더 긴 다리가 세워져 250, 400, 600.

마치 기록 경신하듯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사비용도 10년 전 20억 원 규모였던 게 지금은 적어도 100억 원 규모, 군 단위 지자체 관광예산 2년 치를 다리 짓는데 쏟아 붓는 격이 됐죠.

경기 침체의 영향일까요, 국내여행 시장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석 달 새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고 응답한 비율이 2년 연속 하락 추세라고 합니다.

관광 시장 규모가 늘지 않으니 이쪽 지역 관광객이 늘면 그만큼 저쪽 지역 손님은 줄어드는 이른바 제로섬 게임이 된 거죠.

하지만 특색 없이 비슷한 관광 상품이 늘어나는 건 결국 모두의 손실일 수밖에 없을 텐데요.

관광지 뿐 아니라 사람들이 찾는 이른바 '골목 문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로드맨이 찾아가 봤습니다.

[사례6] 경주 황리단길

이곳이 천년고도 경주에서 가장 뜨고 있다는 골목이라고 하는데요, 이름이 황리단길이라고 합니다.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관광객 인터뷰1]
("다른 리단길 가본 거 있어요?")
"망리단길 부산에 망리단길이라고 망리동에."
("부산에도 망리단길이 있어요?")
"네."

[관광객 인터뷰2]
("다른 데랑 이곳이 차별화 되는 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요즘 디저트가 유행하면 경주 카페에서도 또 똑같이 따라서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서…"

[사례7] 쌍리단길

경주뿐이 아닙니다.

경리단길의 이름를 딴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