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우리 같은 수용소'…"살던 데보다 좋을 것"

  • 5년 전

◀ 앵커 ▶

미국에서는 국경지대에 설치된 이민자 수용소의 열악한 실태가 폭로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시설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소 상태가 "이민자들이 원래 있던 곳보다 낫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철창 속에 몸을 웅크린 이민자들이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콩나물 시루 다를 바 없는 비좁은 공간.

남자들은 다리를 오므린 채 잠을 청하고, 여성과 아이들은 은박 담요 한 장에 몸을 의지합니다.

10살과 11살 이민 아동들에게 그려보라고 한 수용소의 모습은 마치 동물 우리 같았습니다.

[사라 고자/미국소아과학회 회장]
"수용소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땀 냄새, 대소변 냄새…"

여기에 수용소 직원들로부터 "변기 물을 마시라"는 등 학대를 당했다는 이민자 증언에 이어,

전현직 국경순찰대원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함께 숨진 이민자 부녀를 조롱한 사건까지 터졌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다수가 원래 있던 곳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는 '비인간적인 이민자 구금을 중단하라'는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타나 프라디아/시위 참가자]
"어린이들을 옷도, 기저기도, 물도 없이 철장 안에 집어넣는 것은 비인간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이 미 대선을 앞두고 다시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방 예산을 전용해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항소 법원에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