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대표회의를 탄핵해야”…쪼개진 사법부

  • 6년 전


김명수 대법원장이 침묵하는 가운데 사법부가 둘로 쪼개졌습니다.

며칠 전 판사들은 몇몇 판사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결의했습니다.

이 회의에 있었던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탄핵을 요구한 법관 대표회의를 오히려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배영진 기자가 그를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오늘 오전 법원 내부통신망에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의 탄핵을 요구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오히려 탄핵해야 한다"는 글을 썼습니다.

[김태규 / 울산지법 부장판사]
"사실 확정을 할 때 신중해야 할 법관들이 증거조사도 거치지 않고 주변에서 들은 소문 정도를 가지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끌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 주류를 이룬 전국법관대표회의 집행부의 편향성도 지적했습니다.

[김태규 / 울산지법 부장판사]
"주류라고 하는, 이끌어가는 의장단과 몇몇 분들의 의안들은 대개 의안이 올라오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됩니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의 정치화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김태규 / 울산지법 부장판사]
"법관이 제일 피해야 할 부분은 정치화거든요. 세력화가 때로는 정치로 번져갈 수 있습니다. 무리를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반면 김 부장판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도 잇따르면서 법원 내 갈등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법관대표회의의 일원인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는 "표결을 '정치적 의도'로 몰아붙이는 건 모욕적인 언사"라고 맞섰습니다.

판사 탄핵 논란에 이어 징계 대상 판사 13명의 실명까지 유출되며 법원 내 잡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오늘도 침묵을 지켰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배영진 기자 ican@donga.com
영상취재 김현승(부산) 김재평
영상편집 민병석
그래픽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