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성폭행 있었다"…정부 첫 공식 확인

  • 6년 전

◀ 앵커 ▶

드러난 피해 사례만 17건.

피해자 중에는 여고생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월의 노래]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 의혹.

지난 6월 출범한 정부 공동조사단은 광주 금남로 등에서 계엄군이 자행한 성폭력 범죄를 수십 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면담과 각종 자료 분석을 통해 드러난 성폭행 사례는 17건.

총칼의 위협 속에 2, 30대 주부와 10대 학생들까지 군홧발에 짓밟혔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명 이상의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확인된 피해 사례는 민주화 운동 초기, 시민군 조직화 이전인 5월 19일에서 21일 사이에 집중됐습니다.

계엄군들이 시위 현장의 여고생을 트럭에 실어 끌고 가 야산에서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부터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여성까지 성추행과 성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단은 가해 군인들의 소속을 3공수와 7공수, 11공수특전여단이라고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수부대원을 뜻하는 '얼룩무늬' 군복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과 당시 병력 배치, 부대이동 작전 일지 등이 단서가 됐습니다.

피해자 증언을 종합해 가해군인 1명을 특정하기도 했지만, 추가 조사는 못 했습니다.

[조영선/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조사 기간의 문제, 조사 권한 문제 등으로 인해서 제한적…. 가해자 스스로 양심 고백하지 않는 이상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이고요."

따라서 성폭력 범죄의 진상 규명은 공동조사단의 자료를 넘겨받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