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 나사 돌리는 일까지"…거부하면 "해고"

  • 6년 전

◀ 앵커 ▶

이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국립의료원 수술실까지 진출했다면 과연 어느 곳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대체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저희가 전직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만나 증언을 들어 봤더니 심지어 척추수술에 참여해서 척추에 나사 돌리는 일까지 하는 직원이 있고 이런 거 거부했더니 해고당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취재진이 만난 전직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신 모 씨가 전하는 수술실의 실태는 심각했습니다.

[신 모 씨/전직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경력이 오래된 영업사원은 심한 경우는 척추수술을 하면서 스크류라고 나사 부분, 대신 이렇게 돌려주고 하는 것까지. (환자) 눕혀 있는 상태에서 그런 것까지도…뭐 정형외과 같은 경우에서는 망치질을 대신 영업사원이 해줄 정도로."

이런 위험천만한 대리 수술은 광범위하게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신 씨는 폭로했습니다.

[신 모 씨/전직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수술부터 잡히게 되면 그걸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당신들(의사들)도 불안하거나 미숙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숙지하고 있는 영업사원을 들어오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또 다른 의료기기 영업사원도 대학병원 의사 앞에서 종종 수술 시범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처음에 대학병원에서 모터 드릴… 처음 쓰는 애들(의사들) 모른다고 와서 좀 같이 보면서 이렇게 쓰시라고 (알려주거든요.)"

의료법 위반이 만연하는 실태를 보다 못한 신 씨가 보건 당국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본인만 해고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모 씨/전직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
"(의료기기)업체 입장에서는 그럼 회사랑 맞지 않으니까 다른 직원들은 다 (수술) 들어가서 시키는 대로 다 하는데 왜 자네만 못한다고 하느냐 하면서…"

의료기기 구매자인 병원 측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업체 입장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그만두기 힘들 거라고 신 씨는 전했습니다.

[신 모 씨/전직 의료기기 영업사원]
"수술실 출입을 병원이나 의사분이 요구를 하는데 먼저 나서서 '저는 거부를 하겠습니다' 라고 했을 경우에 좋은 관계가 그다음부터 유지될 수 있을까요? 어렵다고 봐요. 그렇게 때문에 영업사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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