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방화…‘보물 1호’ 동대문 불탈 뻔했다

  • 6년 전


10년 전,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불타버린 끔찍한 기억,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늘 새벽엔 보물 1호 흥인지문을 똑같이 화재로 잃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전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흰 옷 차림의 남성이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를 사서 나옵니다.

이 남성의 목적지는 길 건너에 있는 흥인지문.

잠시 뒤 흥인지문으로 올라간 이 남성은 준비한 종이 상자 4개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출동한 문화재 경비원이 곧바로 소화기로 진화해, 불은 흥인지문 담장 안쪽을 일부 그을리고 꺼졌지만, 하마터면 보물 1호가
잿더미가 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불을 낸 44살 장모 씨는 현장에서 검거됐습니다.

[전혜정 기자]
흥인지문 위로 오르는 돌계단 아래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이런 높은 철문이 달려 있는데요.

하지만 장 씨가 성벽 위 담장을 넘어 누각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지는 못했습니다.

경찰은 불을 낸 이유 파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장 씨의 진술이)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이고 횡설수설해서… "

화재 당시 흥인지문에는 문화재 경비원 3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경찰에 "담을 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한 건 지나던 시민이었습니다.

문화재청은 장 씨가 순찰 시간을 피해 침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흥인지문 경비원]
"아마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나봐, 사무실로. 시민이 신고를 해서 '누가 여기 올라가 있다'(고)"

경찰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장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