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북한서 온 전화, 탈북자 흔든다

  • 8년 전
북한으로 재입북한 탈북 방송인 임지현 씨가 사실상 납북됐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부 탈북자들을 임 씨 처럼 재입북시키기 위해, 지금도 북한 측은 회유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북에서 걸려온 전화, 김유림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지난 4월까지 예술관련 학교를 다니며 평탄하게 살던 임지현 씨.

그런데 갑자기 돈 문제가 생기며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B씨 / 임 씨 지인]
"처음에 부모한테 보낸 돈도 (배달) 사고가 났대요. 중국에 정리할 게 많았다, 골치 아픈 일이 많았다."

임 씨의 행적을 추적하던 취재진은 북한 양강도 지역으로 임씨가 납북됐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최성용 /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북한 청진 출신 여성하고 임지현 씨하고 둘이 양강도 혜산, 가락구역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대남공작업무를 총괄하는 북한의 정찰총국이 관여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최정훈 / 전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전혜성(임지현)이 6월 17일 25국 국경경비총국(양강도 주둔) 수감실로 들어왔다."

경찰 역시 북한 공작에 따른 납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3만여 명 가운데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사람은 9백여 명에 달하는데요.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1백 명 이상이 재입북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주승현 / 탈북자 출신 최초 통일학 박사]
"탈북자 사회나 탈북 전문가들은 100명에서 150명 정도가 북한으로 들어갔을 거라는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일부는 북한으로부터 재입북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 재입북을 시도하다 검거된 여성 김모 씨.

노래방 도우미를 하던 김 씨는 북한에서 걸려온 어머니 전화를 받고 재입북을 결심했습니다.

"아버지 생신에 맞춰 들어오면 안전하게 한국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수 차례 설득한 겁니다.

북한과의 연락은 북중 접경지에서 개통한 휴대폰을 이용해 이뤄집니다.

중국에서 개통한 휴대폰을 들고 북한으로 들어간 뒤 인근 중국 통신망을 이용해 남한 가족과 국제전화를 하는 방식입니다.

[중국 단둥 휴대폰 판매점]
"(여기서 유심카드 사면 북한 가서 쓸 수 있나요?)
쓸 수 있어요.
(꼭 중국인만 살 수 있나요?)
중국인과 같이 와서 사야합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도 이 전화를 이용해 탈북자의 재입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최정훈 / 전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보위부원이 직접 그 집에 찾아가서 '너 딸하고 연결이 되냐' '된다' 그러면 '딸하고 연결을 할 때 우리가 옆에서 네가 통화하는 거 들을 수 있느냐'. 이 사람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어요."

생활고를 겪는 일부 탈북자들은 실제 이런 전화를 받고 흔들리기도 합니다.

탈북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62만 원.

대부분 정규직인 아닌 일용직 근무를 전전합니다.

[이위력 / 탈북자 ]
"용접하고 식당 일도 하고 페인트 칠도 하고 일단 일이 있다고 하면 나하고 금액이 맞는다면 다 해요.

죽기살기로 일을 해서 (북한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고."

방송 출연까지 했던 임 씨의 재입북. 탈북자 사회는 동요합니다.

[주승현 / 탈북자 출신 통일학 1호 박사]
"시간 지나면 시도하는 친구들 있을 거예요. '방송까지 나오는 애(임지현)가 저기(북한) 들어가서 이렇게 살아있네'."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의 불안한 상태가 북한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김찬우
글 구성 전다정 장윤경
영상편집 조성빈
그래픽 김민수

Category

🗞
News

추천